J Hosp Palliat Care 2015; 18(1): 1-8
Published online March 1, 2015 https://doi.org/10.14475/kjhpc.2015.18.1.1
Copyright © Journal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Min Seok Seo*,†, Jae Yong Shim*
* Department of Family Medicine,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Gangnam Severance Hospital, Seoul, Korea,
†Yonsei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Medicine,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Jae Yong Shim Department of Family Medicine,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Gangnam Severance Hospital, 211 Eonju-ro, Dogok-dong, Gangnam-gu, Seoul 135-720, Korea Tel: +82-2-2019-3482, Fax: +82-2-3463-3287, E-mail: hope@yuhs.ac
Breakthrough cancer pain is a transient exacerbation of pain that occurs despite relatively well controlled background pain with around-the-clock analgesia. It is highly prevalent in patients with cancer pain, with an overall prevalence of 70∼90%. Breakthrough cancer pain has several negative effects on quality of life, including a decrease in functional status and social relationship, and higher incidence of anxiety/depression. It also places a detrimental burden on their families, society, and the healthcare system. According to the pathogenic mechanism, breakthrough cancer pain is classified into two categories: idiopathic (or spontaneous) pain and incident pain. Episodes of breakthrough cancer pain have typical characteristics, including rapid onset (5∼10 min), severe intensity, and short duration (30∼60 min). However, there are some variations in timing and severity of pain among patients and episodes. Therefore, a thorough assessment of pain episodes is needed and management plan must be individualized to provide optimal treatment. Several immediate-release formulations such as oxycodone, morphine, and hydromorphone are widely used despite relatively slow onset of action. Recent studies have shown that transmucosal fentanyl preparations were effective for faster control of breakthrough pain. We hope to improve management of breakthrough cancer pain with more efficient analgesics in line with currently available evidence.
Keywords: Breakthrough pain, Neoplasms, Analgesics, Fentanyl
암성 통증은 말기암환자의 70∼90%에서 호소할 정도로 심각한 보건학적 문제이다(1).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과 임상 진료 지침의 보급으로 암성 통증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암성 통증 관리는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아직도 암성 통증 관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2). 암성 통증은 통증의 시작과 지속기간에 따라 크게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으로 나눌 수 있으며, 급성 통증은 보통 진단과 치료 시술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만성 통증은 암과 직접 관련되어 있거나 항암 치료와 관련된 경우가 흔하다(1). 만성 암성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급성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돌발성 암성 통증 외에도 기존의 통증과는 다른 새로운 암성 통증의 발생이나 마약성 진통제의 내성(opioid tolerance), 마약성 진통제에 의해 유발된 통각과민(opioid-induced hyperalgesia), 지속성 진통제의 예상된 약효 지속시간이 끝나기 전에 통증이 악화되는 현상(end-of-dose failure)과 중독(addiction)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본고에서 저자들은 급성 암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배제한 돌발성 암성 통증에 대해서만 논의하고자 한다. 암성 통증 중에서 돌발성 암성 통증은 아직까지는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돌발성 암성 통증은 임상적 특징이 다양하고, 진료 현장뿐 아니라 의학 문헌에서도 돌발성 암성 통증의 정의를 적용하는 데 있어 차이를 보여 유병률에 대한 보고도 다양하다. Deandrea 등이 메타분석을 통해 보고한 바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의 평균 유병률은 59.2%였으며, 가장 낮은 경우는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39.9%였고, 가장 높은 경우는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80.5%였다(3).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의 38%에서 돌발성 통증을 호소하였고, 그 중 41%만이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4). 암성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환자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뿐 아니라 삶의 질을 저해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5). 또한 경제적 비용도 증가하게 되는데, 2002년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과 관련한 입원, 응급실 방문 및 외래 진료비는 환자 당 연간 12,000달러로 돌발성 통증이 없는 환자의 환자 당 연간 비용 2,400달러에 비해 훨씬 많았다(6). 이에 저자들은 문헌 고찰을 통해 돌발성 통증의 정의와 특징을 알아보고, 이를 평가하는 방법과 약물치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Haugen 등의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의 정의와 병태생리는 각각의 연구들마다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7). Portenoy와 Hagen은 처음으로 돌발성 통증을 “마약성 진통제로 만성 통증을 조절하는 도중에 발생하는 일시적인 통증의 악화”라고 정의하였고(8), 2000년대에 들어 Walsh 등은 “기저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에 의한 통증 장벽을 뚫고 나타나는 짧은 지속시간을 보이는 통증”이라고 정의하였다(9). 그러나 기저통증과는 다른 인과적 기전에 의해 돌발성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병태학적 해석이 제시되면서 돌발성 통증은 기저 통증의 악화나 급작스러운 변형이 아니라 기저 통증을 유발하는 기전이 겹쳐져 있으면서, 다른 기전에 의해 유발되는 통증으로 인식되고 있다(10). 현재 가장 많이 인용되는 돌발성 통증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돌발성 통증은 기저 통증(background pain)이 충분히 조절됨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이거나(spontaneously), 예측 가능한 또는 예측 불가능한 유발요인(trigger)에 의해 일시적으로 악화되는 통증이다.”(11) Corli 등은 최근에 이탈리아 완화의료 전문가들의 대규모 조사를 바탕으로 개정된 돌발성 암성 통증의 정의를 제시하였으며, 이는 다음과 같다. “돌발성 통증은 지속성 마약성 진통제를 통해 충분히 기저 통증이 조절되는 상태(지난 24시간 동안 평균적인 통증 강도가 Numeric rating scale, NRS 4점 이하)에서 심한 강도의 통증 악화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심한 강도의 통증 악화는 기저 통증과 비교해서 최소한 NRS 3점 이상의 차이가 나거나, 절대적인 통증 강도가 NRS 7점 이상인 경우를 의미하며, 통증은 자발적 발생을 포함하여 예측이 가능하거나 예측이 불가능한 유발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통증의 빈도는 일반적으로 하루 4회 이하이다”(12) 새롭게 제시된 돌발성 암성 통증의 정의는 다소 복잡하지만 임상적, 병태학적 양상에 초점을 맞춰 정의하였기 때문에 의료진이 그 특성을 이해하고 통증 유무를 인지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여러 진료지침에서 돌발성 통증의 치료 기준으로 제시된 중증도 강도의 급성 통증 악화에 대한 부분은 좀 더 논의가 있어야 될 것이며, 또한 제시된 정의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추후에 국제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돌발성 통증은 중증도 이상의 통증이 급성으로 발현되어 짧은 기간 동안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증은 5∼10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러 평균 30∼60분 정도 지속되었고, 매일 3∼4회 정도의 빈도를 보였다(13,14). 그러나 실제로 돌발성 통증은 개개인마다 다른 형태를 보이고, 한 환자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돌발성 통증은 단일한 형태의 특징을 지닌 것이 아닌, 여러 다른 형태의 특징이 복합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영국/아일랜드 완화의료 협회(The Association for Palliative Medicine of Great Britain and Ireland, APM)에서 제시한 권고안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은 병태 생리학적 기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11).
확인할 수 있는 유발 요인이 없이 통증이 발생하여, 예측이 불가능한 통증
확인할 수 있는 유발 요인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여, 다소 예측이 가능한 통증
1,000명의 유럽 종양내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 결과 44%가 사건 통증을, 41.5%가 자발성 통증을 호소하였고, 14.5%는 복합적인 형태의 돌발성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통증을 좀 더 세분화 했을 때는 약 73%는 체중을 지지하는 움직임이나 보행 등의 의지적 행동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였고, 약 15%는 기침과 구토 등에 의한 비의지적 행동에 의해 통증이 발생하였다(13).
돌발성 암성 통증에 대한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돌발성 통증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돌발성 통증을 평가하는 데 있어 통증의 유발요인을 확인하고, 병태생리 기전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는 것뿐 아니라, 잘 조절된 기저 통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하여 기저 통증이 과연 잘 조절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돌발성 통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 연구나 설문지가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의료진에 의해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 받은 표준화된 돌발성 통증 평가 도구는 없다. 2010년에 발표된 유럽 완화의료 공동 연구회의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를 통해서도 10개의 돌발성 암성 통증 평가 도구가 확인되었지만 그 중 The Alberta Breakthrough Pain Assessment Tool과 Edmonton Classification system for Cancer Pain만 델파이 방법론을 이용한 유효성 평가 과정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7). 현재까지 많이 사용되는 돌발성 암성 통증 평가 도구는 다음과 같다.
ABPAT는 국제 전문가 그룹의 고찰을 포함한 델파이 방법을 사용하여 유효성 평가 과정을 통해 개발되었으며, 이후 9명의 돌발성 암성 통증 환자에게서 사고발화면접(think-aloud interview)을 통해 예비평가를 시행하였다. 환자 자가보고서는 기저통증과 통증 악화와의 관계, 통증 완화요인, 발생하는 시기, 빈도, 위치, 강도(severity)와 성질(quality), 원인, 예측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15). 이 평가 도구는 연구 목적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최근 발표된 다기관 연구에서 ABPAT는 만성 암성 통증을 가진 환자에서 돌발성 암성 통증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방법이며 환자들의 미 충족된 요구를 발견하고 치료 결과를 확인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하였다(16).
ECS-CP는 Edmonton staging system의 개정판으로 개발되었으며, 암성 통증 분류를 위한 목적으로 개명되었다. ECS-CP는 통증의 기전, 돌발성 통증, 정신적 고통, 중독적인 행동과 인지 기능의 5개 항목을 평가한다. 임상의사는 환자와의 임상 면접과 신체 진찰, 의무기록 확인, 인지기능을 평가를 위한 간이정신상태검사, 알코올 중독을 선별하기 위한 CAGE 질문, 환자 가족이나 다른 의료진과의 협의 등을 시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5가지 항목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고, 만약 초기 평가 시에 충분한 정보가 없을 때는 ‘알 수 없음’을 선택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변화가 있어나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했을 때는 후속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17).
BPQ는 Portenoy와 Hagen에 의해 돌발성 통증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첫 도구로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BPQ는 처음에는 암환자에서 돌발성 통증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이후에 만성 비암성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처방 받은 환자에 대한 평가를 위해 개정되었다(8). BPQ는 환자 자가 보고서를 통해 돌발성 통증의 시간적 특성, 강도, 위치, 병태생리와 원인, 촉발인자와 완화인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진통제와의 관련성에 대해 평가한다. BPQ는 역학 및 약물 연구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왔다.
QUDEI는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기저 통증과 돌발성 통증의 유무와 특성을 진단하기 위해 개발된 선별 및 평가 도구이며 BPQ를 개작하여 만들었다. 평가도구는 약 10분 정도 소요되며, 의료진이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규칙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최근 3일간의 통증 강도와 면담 전 24시간 동안 최소한 1번 이상의 통증 악화가 있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돌발성 통증이 있었던 경우에는 횟수와 지속시간, 강도와 통증이 발생한 위치, 악화 요인과 가장 심했던 통증에 대한 완화 방법 등에 대해 확인하게 된다. 만성 암성 통증을 가진 환자에서 임상적 진단과 비교하여 QUDEI가 유용한 도구인지를 평가한 이탈리아 다기관 연구에서는 86%의 진단 일치도를 보였으나, 기저 통증이 6점인 환자를 돌발성 통증으로 포함시킨 부분은 연구의 한계점으로 생각된다(18).
원래 런던의 호스피스 기관에서 사용되었고, 의료인들에 의해 작성된 유용한 임상 도구이다(19). 평가지는 간단하게 통증의 기원, 병태생리, 위치, 강도, 통증 발생 시기와 예측 가능성, 유발 유인에 대해 평가한다.
돌발성 통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보행, 가사 등을 비롯한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며, 수면, 기분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삶의 흥미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20). 미국통증재단(The American Pain Foundation)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91%의 응답자가 만약 자신의 돌발성 통증이 잘 조절된다면 그들의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하였다(21). 반면에 52%의 응답자는 그들의 의료진들이 돌발성 통증을 단지 암과 암의 치료 과정 중에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설명했다고 대답하였으며, 이는 삶의 질은 의료진에 의한 전체적인 치료 과정 중에 우선 순위로 고려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이전 연구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 돌발성 통증의 치료뿐 아니라 그로 인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의료진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22). 돌발성 통증의 양상에 따라 비교해 봤을 때는 사건 통증으로 인한 경우는 보행 능력, 실내외의 일상적인 활동에 방해가 되었는데, 이는 사건 통증을 가진 환자들의 대다수가 골전이가 있었고, 사건 통증이 체중을 지지하는 운동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발성 통증인 경우에는 수면과 기분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13). 사건 통증보다는 자발성 통증이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기능적인 면에서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제안된 바가 있으나 실제 연구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23).
돌발성 통증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임상적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통증의 특성에 따른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적합한 치료를 위해서는 유발 원인, 병태생리, 통증의 임상적인 특성과 같은 다양한 통증 관련 요소들(pain-related factors)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또한 질병의 병기(stage)와 환자의 수행 능력(performance status), 환자 개인의 선호도와 같은 환자 관련 요소들(patient-related factors)도 최적의 돌발성 통증 치료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돌발성 통증의 원인 치료와 더불어 유발요인을 확인하여 이를 회피하거나 조절해 주어야 한다. 또한 필요한 경우 기저 통증 조절 약물을 조절하거나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비약물적인 방법과 중재적 시술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돌발성 통증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돌발성 통증에 대한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돌발성 통증 약물(rescue medication)은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around-the clock medication)이 아닌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며 돌발성 통증이 특발성(자발성) 통증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비의지적인 행동(non-volitional incident pain)으로 유발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시 약물을 복용하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하기 전(volitional incident pain)이나, 시술로 인해 통증이 예측되는 경우(procedural pain)에는 통증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약물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24). 돌발성 통증 약물(rescue medication)은 통증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비마약성 약물이나 보조 진통제보다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지금까지는 기저 통증과 돌발성 통증에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일반적으로 사용하였고 이에 따라 기저 통증에는 지속성 모르핀을, 돌발성 통증에는 경구용 속효성 모르핀이나 다른 형태의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25,26). 물론 돌발성 통증이 기저 통증과 관련되어 있고, 특정 약물에 기저 통증이 잘 조절되는 경우라면, 기저 통증을 조절하는 지속성 진통제와 동일한 성분의 속효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은 논리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5∼10분 이내에 급격히 악화되어 30∼60분 이내로 짧게 지속되는 돌발성 통증의 특성과 비교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구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는 복용 후 20∼30분이 지난 후 진통 효과가 시작되어 60∼90분이 지나서 최대효과를 나타내고 4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통증이 최고도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통증 지속시간 등을 철저하게 평가하여 효과는 최대화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약제의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27). 현재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구강 또는 비강 점막에서 흡수되는 마약성 진통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투약 후 15∼30분 이내에 효과적으로 통증이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8). 돌발성 통증 약물에 대한 Zeppetella와 Davies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점막 흡수형 마약성 진통제는 돌발성 통증의 조절에 효과적이며, 모르핀, 옥시코돈, 하이드로몰폰 등의 다른 성분의 지속성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의 돌발성 통증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26). 한국 보건의료 연구원에서 수행한 암성 통증 관리 현황 및 개선 방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유병자의 속효성 경구용 마약성 진통제 처방은 2008년 129,311건에서 2011년 234,664건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중에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 비율은 2008년 0.02%였으나, 2011년에는 7.14%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29). 이는 유럽의 종양 환자들에서 돌발성 통증 조절에 대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처방 비율(19.1%)에 비해 아직도 많이 낮고(13), 2.9%로 보고된 캐나다에서의 처방 비율보다는 높은 수준이다(30). 캐나다에서 점막 흡수형 펜타닐의 처방율이 낮은 이유는 현재 캐나다의 진료 지침에 돌발성 통증에 대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처방에 대한 권고가 없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기존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다른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와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와의 비교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Jandhyala 등이 발표한 메타 분석에 의하면 경구 점막 흡수형 펜타닐은 투약 30분 이후에 통증 감소 효과가 경구 모르핀의 효과에 우수하여 돌발성 암성 통증 조절에 좀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하였으며(31), Bhatnagar 등이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도 점막 흡수형 펜타닐이 속효성 경구 모르핀과 비교하여 효과가 빠른 것으로 보고 되었다(32).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가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경구 모르핀, 경구 옥시코돈)에 비해 10배 이상의 가격차이를 보이는 점은 있으나, 현재 건강 보험을 통해 본인 부담이 5%로 매우 낮은 점을 고려해 본다면,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보다는 효과적인 통증 조절로 인한 삶의 질 향상의 이익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돌발성 통증 조절을 위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른 4년간의 스페인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예측 연구를 보면 전체 약제비뿐 아니라 외래 진료와 응급실 내원, 약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치료 비용을 포함한 전체 의료비를 고려했을 때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의 증가는 오히려 전체적인 건강보험 지출이 감소시킬 것이라고 보고하였다(33). 따라서 돌발성 암성 통증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을 좀 더 고려해볼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추후 실제 국내 암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형과 다른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와의 효과 및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경제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말기암환자의 통증 조절은 완화의학의 가장 중요한 영역 중에 하나이다. 돌발성 통증은 기저 통증이 잘 조절됨에도 불구하고, 급작스럽게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나는 통증의 악화로 적절한 통증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말기암환자에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돌발성 통증은 개개인마다, 각 증상 발현마다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이해와 충분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약제를 선택할 때에도 통증의 특성에 맞게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돌발성 통증의 특성에 맞게 지속적인 약물 개발이 이루어져 통증 조절을 위한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빠른 진통 효과와 짧은 지속시간을 보이는 점막 투여형 펜타닐 제제는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이 느꼈던 불충분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실제 처방 경험이 축적된다면 좀 더 효과적인 통증 관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국내에서는 암성 통증 관리의 한 부분으로서 돌발성 통증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제한된 연구결과만 존재하고 있어 추후 돌발성 암성 통증에 초점을 두고 의료진들의 인식과 처방 형태, 돌발성 통증이 실제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J Hosp Palliat Care 2015; 18(1): 1-8
Published online March 1, 2015 https://doi.org/10.14475/kjhpc.2015.18.1.1
Copyright © Journal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Min Seok Seo*,†, Jae Yong Shim*
* Department of Family Medicine,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Gangnam Severance Hospital, Seoul, Korea,
†Yonsei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Medicine,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Jae Yong Shim Department of Family Medicine,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Gangnam Severance Hospital, 211 Eonju-ro, Dogok-dong, Gangnam-gu, Seoul 135-720, Korea Tel: +82-2-2019-3482, Fax: +82-2-3463-3287, E-mail: hope@yuhs.ac
Breakthrough cancer pain is a transient exacerbation of pain that occurs despite relatively well controlled background pain with around-the-clock analgesia. It is highly prevalent in patients with cancer pain, with an overall prevalence of 70∼90%. Breakthrough cancer pain has several negative effects on quality of life, including a decrease in functional status and social relationship, and higher incidence of anxiety/depression. It also places a detrimental burden on their families, society, and the healthcare system. According to the pathogenic mechanism, breakthrough cancer pain is classified into two categories: idiopathic (or spontaneous) pain and incident pain. Episodes of breakthrough cancer pain have typical characteristics, including rapid onset (5∼10 min), severe intensity, and short duration (30∼60 min). However, there are some variations in timing and severity of pain among patients and episodes. Therefore, a thorough assessment of pain episodes is needed and management plan must be individualized to provide optimal treatment. Several immediate-release formulations such as oxycodone, morphine, and hydromorphone are widely used despite relatively slow onset of action. Recent studies have shown that transmucosal fentanyl preparations were effective for faster control of breakthrough pain. We hope to improve management of breakthrough cancer pain with more efficient analgesics in line with currently available evidence.
Keywords: Breakthrough pain, Neoplasms, Analgesics, Fentanyl
암성 통증은 말기암환자의 70∼90%에서 호소할 정도로 심각한 보건학적 문제이다(1).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과 임상 진료 지침의 보급으로 암성 통증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암성 통증 관리는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아직도 암성 통증 관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2). 암성 통증은 통증의 시작과 지속기간에 따라 크게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으로 나눌 수 있으며, 급성 통증은 보통 진단과 치료 시술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만성 통증은 암과 직접 관련되어 있거나 항암 치료와 관련된 경우가 흔하다(1). 만성 암성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급성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돌발성 암성 통증 외에도 기존의 통증과는 다른 새로운 암성 통증의 발생이나 마약성 진통제의 내성(opioid tolerance), 마약성 진통제에 의해 유발된 통각과민(opioid-induced hyperalgesia), 지속성 진통제의 예상된 약효 지속시간이 끝나기 전에 통증이 악화되는 현상(end-of-dose failure)과 중독(addiction)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본고에서 저자들은 급성 암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배제한 돌발성 암성 통증에 대해서만 논의하고자 한다. 암성 통증 중에서 돌발성 암성 통증은 아직까지는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돌발성 암성 통증은 임상적 특징이 다양하고, 진료 현장뿐 아니라 의학 문헌에서도 돌발성 암성 통증의 정의를 적용하는 데 있어 차이를 보여 유병률에 대한 보고도 다양하다. Deandrea 등이 메타분석을 통해 보고한 바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의 평균 유병률은 59.2%였으며, 가장 낮은 경우는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39.9%였고, 가장 높은 경우는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80.5%였다(3).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의 38%에서 돌발성 통증을 호소하였고, 그 중 41%만이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4). 암성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환자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뿐 아니라 삶의 질을 저해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5). 또한 경제적 비용도 증가하게 되는데, 2002년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과 관련한 입원, 응급실 방문 및 외래 진료비는 환자 당 연간 12,000달러로 돌발성 통증이 없는 환자의 환자 당 연간 비용 2,400달러에 비해 훨씬 많았다(6). 이에 저자들은 문헌 고찰을 통해 돌발성 통증의 정의와 특징을 알아보고, 이를 평가하는 방법과 약물치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Haugen 등의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의 정의와 병태생리는 각각의 연구들마다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7). Portenoy와 Hagen은 처음으로 돌발성 통증을 “마약성 진통제로 만성 통증을 조절하는 도중에 발생하는 일시적인 통증의 악화”라고 정의하였고(8), 2000년대에 들어 Walsh 등은 “기저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에 의한 통증 장벽을 뚫고 나타나는 짧은 지속시간을 보이는 통증”이라고 정의하였다(9). 그러나 기저통증과는 다른 인과적 기전에 의해 돌발성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병태학적 해석이 제시되면서 돌발성 통증은 기저 통증의 악화나 급작스러운 변형이 아니라 기저 통증을 유발하는 기전이 겹쳐져 있으면서, 다른 기전에 의해 유발되는 통증으로 인식되고 있다(10). 현재 가장 많이 인용되는 돌발성 통증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돌발성 통증은 기저 통증(background pain)이 충분히 조절됨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이거나(spontaneously), 예측 가능한 또는 예측 불가능한 유발요인(trigger)에 의해 일시적으로 악화되는 통증이다.”(11) Corli 등은 최근에 이탈리아 완화의료 전문가들의 대규모 조사를 바탕으로 개정된 돌발성 암성 통증의 정의를 제시하였으며, 이는 다음과 같다. “돌발성 통증은 지속성 마약성 진통제를 통해 충분히 기저 통증이 조절되는 상태(지난 24시간 동안 평균적인 통증 강도가 Numeric rating scale, NRS 4점 이하)에서 심한 강도의 통증 악화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심한 강도의 통증 악화는 기저 통증과 비교해서 최소한 NRS 3점 이상의 차이가 나거나, 절대적인 통증 강도가 NRS 7점 이상인 경우를 의미하며, 통증은 자발적 발생을 포함하여 예측이 가능하거나 예측이 불가능한 유발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통증의 빈도는 일반적으로 하루 4회 이하이다”(12) 새롭게 제시된 돌발성 암성 통증의 정의는 다소 복잡하지만 임상적, 병태학적 양상에 초점을 맞춰 정의하였기 때문에 의료진이 그 특성을 이해하고 통증 유무를 인지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여러 진료지침에서 돌발성 통증의 치료 기준으로 제시된 중증도 강도의 급성 통증 악화에 대한 부분은 좀 더 논의가 있어야 될 것이며, 또한 제시된 정의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추후에 국제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돌발성 통증은 중증도 이상의 통증이 급성으로 발현되어 짧은 기간 동안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증은 5∼10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러 평균 30∼60분 정도 지속되었고, 매일 3∼4회 정도의 빈도를 보였다(13,14). 그러나 실제로 돌발성 통증은 개개인마다 다른 형태를 보이고, 한 환자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돌발성 통증은 단일한 형태의 특징을 지닌 것이 아닌, 여러 다른 형태의 특징이 복합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영국/아일랜드 완화의료 협회(The Association for Palliative Medicine of Great Britain and Ireland, APM)에서 제시한 권고안에 따르면 돌발성 통증은 병태 생리학적 기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11).
확인할 수 있는 유발 요인이 없이 통증이 발생하여, 예측이 불가능한 통증
확인할 수 있는 유발 요인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여, 다소 예측이 가능한 통증
1,000명의 유럽 종양내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 결과 44%가 사건 통증을, 41.5%가 자발성 통증을 호소하였고, 14.5%는 복합적인 형태의 돌발성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통증을 좀 더 세분화 했을 때는 약 73%는 체중을 지지하는 움직임이나 보행 등의 의지적 행동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였고, 약 15%는 기침과 구토 등에 의한 비의지적 행동에 의해 통증이 발생하였다(13).
돌발성 암성 통증에 대한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돌발성 통증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돌발성 통증을 평가하는 데 있어 통증의 유발요인을 확인하고, 병태생리 기전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는 것뿐 아니라, 잘 조절된 기저 통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하여 기저 통증이 과연 잘 조절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돌발성 통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 연구나 설문지가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의료진에 의해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 받은 표준화된 돌발성 통증 평가 도구는 없다. 2010년에 발표된 유럽 완화의료 공동 연구회의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를 통해서도 10개의 돌발성 암성 통증 평가 도구가 확인되었지만 그 중 The Alberta Breakthrough Pain Assessment Tool과 Edmonton Classification system for Cancer Pain만 델파이 방법론을 이용한 유효성 평가 과정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7). 현재까지 많이 사용되는 돌발성 암성 통증 평가 도구는 다음과 같다.
ABPAT는 국제 전문가 그룹의 고찰을 포함한 델파이 방법을 사용하여 유효성 평가 과정을 통해 개발되었으며, 이후 9명의 돌발성 암성 통증 환자에게서 사고발화면접(think-aloud interview)을 통해 예비평가를 시행하였다. 환자 자가보고서는 기저통증과 통증 악화와의 관계, 통증 완화요인, 발생하는 시기, 빈도, 위치, 강도(severity)와 성질(quality), 원인, 예측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15). 이 평가 도구는 연구 목적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최근 발표된 다기관 연구에서 ABPAT는 만성 암성 통증을 가진 환자에서 돌발성 암성 통증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방법이며 환자들의 미 충족된 요구를 발견하고 치료 결과를 확인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하였다(16).
ECS-CP는 Edmonton staging system의 개정판으로 개발되었으며, 암성 통증 분류를 위한 목적으로 개명되었다. ECS-CP는 통증의 기전, 돌발성 통증, 정신적 고통, 중독적인 행동과 인지 기능의 5개 항목을 평가한다. 임상의사는 환자와의 임상 면접과 신체 진찰, 의무기록 확인, 인지기능을 평가를 위한 간이정신상태검사, 알코올 중독을 선별하기 위한 CAGE 질문, 환자 가족이나 다른 의료진과의 협의 등을 시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5가지 항목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고, 만약 초기 평가 시에 충분한 정보가 없을 때는 ‘알 수 없음’을 선택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변화가 있어나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했을 때는 후속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17).
BPQ는 Portenoy와 Hagen에 의해 돌발성 통증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첫 도구로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BPQ는 처음에는 암환자에서 돌발성 통증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이후에 만성 비암성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처방 받은 환자에 대한 평가를 위해 개정되었다(8). BPQ는 환자 자가 보고서를 통해 돌발성 통증의 시간적 특성, 강도, 위치, 병태생리와 원인, 촉발인자와 완화인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진통제와의 관련성에 대해 평가한다. BPQ는 역학 및 약물 연구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왔다.
QUDEI는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기저 통증과 돌발성 통증의 유무와 특성을 진단하기 위해 개발된 선별 및 평가 도구이며 BPQ를 개작하여 만들었다. 평가도구는 약 10분 정도 소요되며, 의료진이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규칙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최근 3일간의 통증 강도와 면담 전 24시간 동안 최소한 1번 이상의 통증 악화가 있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돌발성 통증이 있었던 경우에는 횟수와 지속시간, 강도와 통증이 발생한 위치, 악화 요인과 가장 심했던 통증에 대한 완화 방법 등에 대해 확인하게 된다. 만성 암성 통증을 가진 환자에서 임상적 진단과 비교하여 QUDEI가 유용한 도구인지를 평가한 이탈리아 다기관 연구에서는 86%의 진단 일치도를 보였으나, 기저 통증이 6점인 환자를 돌발성 통증으로 포함시킨 부분은 연구의 한계점으로 생각된다(18).
원래 런던의 호스피스 기관에서 사용되었고, 의료인들에 의해 작성된 유용한 임상 도구이다(19). 평가지는 간단하게 통증의 기원, 병태생리, 위치, 강도, 통증 발생 시기와 예측 가능성, 유발 유인에 대해 평가한다.
돌발성 통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보행, 가사 등을 비롯한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며, 수면, 기분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삶의 흥미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20). 미국통증재단(The American Pain Foundation)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91%의 응답자가 만약 자신의 돌발성 통증이 잘 조절된다면 그들의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하였다(21). 반면에 52%의 응답자는 그들의 의료진들이 돌발성 통증을 단지 암과 암의 치료 과정 중에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설명했다고 대답하였으며, 이는 삶의 질은 의료진에 의한 전체적인 치료 과정 중에 우선 순위로 고려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이전 연구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 돌발성 통증의 치료뿐 아니라 그로 인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의료진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22). 돌발성 통증의 양상에 따라 비교해 봤을 때는 사건 통증으로 인한 경우는 보행 능력, 실내외의 일상적인 활동에 방해가 되었는데, 이는 사건 통증을 가진 환자들의 대다수가 골전이가 있었고, 사건 통증이 체중을 지지하는 운동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발성 통증인 경우에는 수면과 기분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13). 사건 통증보다는 자발성 통증이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기능적인 면에서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제안된 바가 있으나 실제 연구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23).
돌발성 통증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임상적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통증의 특성에 따른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적합한 치료를 위해서는 유발 원인, 병태생리, 통증의 임상적인 특성과 같은 다양한 통증 관련 요소들(pain-related factors)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또한 질병의 병기(stage)와 환자의 수행 능력(performance status), 환자 개인의 선호도와 같은 환자 관련 요소들(patient-related factors)도 최적의 돌발성 통증 치료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돌발성 통증의 원인 치료와 더불어 유발요인을 확인하여 이를 회피하거나 조절해 주어야 한다. 또한 필요한 경우 기저 통증 조절 약물을 조절하거나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비약물적인 방법과 중재적 시술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돌발성 통증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돌발성 통증에 대한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돌발성 통증 약물(rescue medication)은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around-the clock medication)이 아닌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며 돌발성 통증이 특발성(자발성) 통증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비의지적인 행동(non-volitional incident pain)으로 유발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시 약물을 복용하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하기 전(volitional incident pain)이나, 시술로 인해 통증이 예측되는 경우(procedural pain)에는 통증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약물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24). 돌발성 통증 약물(rescue medication)은 통증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비마약성 약물이나 보조 진통제보다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지금까지는 기저 통증과 돌발성 통증에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일반적으로 사용하였고 이에 따라 기저 통증에는 지속성 모르핀을, 돌발성 통증에는 경구용 속효성 모르핀이나 다른 형태의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25,26). 물론 돌발성 통증이 기저 통증과 관련되어 있고, 특정 약물에 기저 통증이 잘 조절되는 경우라면, 기저 통증을 조절하는 지속성 진통제와 동일한 성분의 속효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은 논리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5∼10분 이내에 급격히 악화되어 30∼60분 이내로 짧게 지속되는 돌발성 통증의 특성과 비교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구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는 복용 후 20∼30분이 지난 후 진통 효과가 시작되어 60∼90분이 지나서 최대효과를 나타내고 4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통증이 최고도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통증 지속시간 등을 철저하게 평가하여 효과는 최대화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약제의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27). 현재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구강 또는 비강 점막에서 흡수되는 마약성 진통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투약 후 15∼30분 이내에 효과적으로 통증이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8). 돌발성 통증 약물에 대한 Zeppetella와 Davies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점막 흡수형 마약성 진통제는 돌발성 통증의 조절에 효과적이며, 모르핀, 옥시코돈, 하이드로몰폰 등의 다른 성분의 지속성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의 돌발성 통증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26). 한국 보건의료 연구원에서 수행한 암성 통증 관리 현황 및 개선 방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유병자의 속효성 경구용 마약성 진통제 처방은 2008년 129,311건에서 2011년 234,664건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중에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 비율은 2008년 0.02%였으나, 2011년에는 7.14%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29). 이는 유럽의 종양 환자들에서 돌발성 통증 조절에 대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처방 비율(19.1%)에 비해 아직도 많이 낮고(13), 2.9%로 보고된 캐나다에서의 처방 비율보다는 높은 수준이다(30). 캐나다에서 점막 흡수형 펜타닐의 처방율이 낮은 이유는 현재 캐나다의 진료 지침에 돌발성 통증에 대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처방에 대한 권고가 없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기존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다른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와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와의 비교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Jandhyala 등이 발표한 메타 분석에 의하면 경구 점막 흡수형 펜타닐은 투약 30분 이후에 통증 감소 효과가 경구 모르핀의 효과에 우수하여 돌발성 암성 통증 조절에 좀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하였으며(31), Bhatnagar 등이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도 점막 흡수형 펜타닐이 속효성 경구 모르핀과 비교하여 효과가 빠른 것으로 보고 되었다(32).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가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경구 모르핀, 경구 옥시코돈)에 비해 10배 이상의 가격차이를 보이는 점은 있으나, 현재 건강 보험을 통해 본인 부담이 5%로 매우 낮은 점을 고려해 본다면,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보다는 효과적인 통증 조절로 인한 삶의 질 향상의 이익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돌발성 통증 조절을 위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른 4년간의 스페인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예측 연구를 보면 전체 약제비뿐 아니라 외래 진료와 응급실 내원, 약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치료 비용을 포함한 전체 의료비를 고려했을 때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의 증가는 오히려 전체적인 건강보험 지출이 감소시킬 것이라고 보고하였다(33). 따라서 돌발성 암성 통증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제의 사용을 좀 더 고려해볼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추후 실제 국내 암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점막 흡수형 펜타닐 제형과 다른 속효성 마약성 진통제와의 효과 및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경제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말기암환자의 통증 조절은 완화의학의 가장 중요한 영역 중에 하나이다. 돌발성 통증은 기저 통증이 잘 조절됨에도 불구하고, 급작스럽게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나는 통증의 악화로 적절한 통증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말기암환자에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돌발성 통증은 개개인마다, 각 증상 발현마다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이해와 충분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약제를 선택할 때에도 통증의 특성에 맞게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돌발성 통증의 특성에 맞게 지속적인 약물 개발이 이루어져 통증 조절을 위한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빠른 진통 효과와 짧은 지속시간을 보이는 점막 투여형 펜타닐 제제는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이 느꼈던 불충분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실제 처방 경험이 축적된다면 좀 더 효과적인 통증 관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국내에서는 암성 통증 관리의 한 부분으로서 돌발성 통증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제한된 연구결과만 존재하고 있어 추후 돌발성 암성 통증에 초점을 두고 의료진들의 인식과 처방 형태, 돌발성 통증이 실제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2014; 17(4): 270-277